1. 스테인리스강의 구조와 자기성의 상관관계
스테인리스강은 일반적으로 ‘자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모든 스테인리스가 비자성(magnetic-free)인 것은 아닙니다.
스테인리스강은 결정 구조에 따라 오스테나이트계(Austenitic), 페라이트계(Ferritic), 마르텐사이트계(Martensitic) 등으로 분류되며, 이 구조에 따라 자성 여부가 결정됩니다.
- 오스테나이트계 (예: 304, 316): 일반적으로 비자성이나, 가공이나 냉간변형 후 약한 자성을 가질 수 있음
- 페라이트계 (예: 430): 강한 자성을 가짐
- 마르텐사이트계 (예: 410, 420): 경화 가능하며 자성을 지님
특히, 304나 316과 같은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는 열처리 전에는 자성이 거의 없지만, 절곡, 프레스, 용접 등 기계적 가공이 이루어지면 부분적인 마르텐사이트화로 인해 자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스테인리스의 자성은 단순한 재질 분류가 아닌, 가공 이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가변적 속성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2. 산업현장에서 자성 유무가 중요한 이유
스테인리스강의 자성 여부는 단순한 소재 분류 차원을 넘어,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매우 중요한 품질 관리 요소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의료·전자장비 부품에서는 잔류 자력(residual magnetism)이 미세 입자 또는 금속 분진을 끌어들이는 현상이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기의 오작동, 오염, 미세 패턴 오류 등이 발생하며, 이 분야에서는 반드시 비자성 스테인리스만을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비파괴 검사(NDT), 항공부품, 진공장비 등에서는 자성 유무에 따라 설계부터 재질 선택, 조립 공정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자성 판별이 제품 신뢰성과 직결됩니다.
그 외에도 식품 산업에서는 자성 소재가 금속 검출기에 걸릴 수 있어 품질 이슈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규제 기준에서도 자성 여부가 명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스테인리스 자성 테스트: 자력계와 간이 테스트의 차이
스테인리스 자성을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석을 사용하는 간이 테스트입니다.
자석이 붙으면 자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정량적인 정보 없이 단편적인 판단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약하게 붙는 경우, 이는 약한 마르텐사이트 조직이 표면에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으므로, 소재 자체가 자성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보다 정확한 자성 측정은 자력계(Magnetometer, Gaussmeter)를 사용하여 수행합니다.
자력계는 소재의 **자속 밀도(magnetic flux density, 단위: Gauss 또는 Tesla)**를 수치로 표현하며,
자속 밀도가 50 Gauss 이하이면 비자성으로 간주하고, 100 Gauss 이상이면 자성이 있는 상태로 판단합니다.
다음은 자력 측정 시 고려해야 할 표준 조건입니다:
📏 자성 측정 조건
- 측정 위치: 소재의 표면 중앙
- 환경 자장 영향 차단: 철제 테이블 위 측정 금지
- 수직 방향에서 센서 접촉
- Gaussmeter 교정 상태 확인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표준 자석 자화 강도와 비교하는 방식, 다축 측정 방식, 또는 영구 자석 후 제거 시 잔류 자속 측정법 등 다양한 방식이 병행됩니다.
4. 가공 후 자성 변화와 자성 제거 방법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는 냉간 가공 후 부분적으로 자성을 띠게 되며, 이는 가공 스트레스로 인해 일부 결정 구조가 마르텐사이트 구조로 전이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품이 처음에는 비자성이었더라도, 용접, 절곡, 드로잉 후 자성이 생긴 상태로 출하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는 특히 의료기기, 제약 설비 등에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자성 제거 처리가 활용됩니다.
- 솔루션 열처리(Solution Annealing): 1000~1100℃에서 유지 후 급속 냉각
- 비자성화 처리(Demagnetizing): 교류 자기장을 이용한 탈자
- 표면 전해 연마(Electropolishing): 자성 부위 표면층 제거
이러한 처리를 통해 자성을 원상복구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으며, 최종 출하 전 탈자 공정은 고정밀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로 간주됩니다.
5. 결론: 자성 관리는 고품질 스테인리스 부품 생산의 핵심 요소
스테인리스강의 자성 여부는 단순한 물리적 특성이 아닌, 소재 선택, 가공 이력, 사용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동적 특성입니다.
자성 테스트는 자석을 사용하는 간이 방법뿐 아니라, 정확한 수치 기반 측정을 통해 세밀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특히 가공 후 자성 변화와 잔류 자속 문제는 품질 불량 및 제품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인리스 부품 생산 과정에서는 자성 여부 확인 – 적합한 가공 조건 선택 – 자성 제거 처리 – 최종 검수까지 일련의 품질 관리 체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하며,
이는 고신뢰성 부품 생산과 더불어,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